까페 베르체(BERCE)
아침의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순간, 하루의 시작이 알려진다. 어린 시절,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따뜻한 아침 식사는 하루의 기운을 전해주곤 했다. 아버지와 나누었던 그 소중한 시간들은 언제나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.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, 결혼과 함께 생활 패턴은 변했다. 바쁜 아침, 잠 몇 분을 더 자고자 하는 마음이 커져, 집에서의 아침 식사는 점차 멀어졌다.
그렇게 맞이한 조용한 새벽, 혼자만의 시간은 작은 행복이 되었다. 아내와 아들의 달콤한 잠자리를 방해하지 않으며, 나만의 20분을 즐긴다. 조용히 집을 나서는 그 순간, 아침의 고요함을 온전히 느낀다. 때론 이런 아침 시간이 외로워 보일 때도 있지만, 그것은 나만의 특별한 시간이다.
출근길에는 또 다른 기쁨이 기다린다. 회사 근처의 멋진 카페들, 그곳의 모닝세트는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사치다. 혼자 식사를 즐기고, 커피 한 잔에 잠시 머무는 그 시간은 나만의 명상과 같다. 오늘 아침에는 새로운 이탈리아 커피집에서 에그 베네딕트와 커피를 맛본다. 이 소소한 즐거움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갈 나에게 주는 작은 상이다.
매일의 출근길,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지니며 살아가는 나를 발견한다. 어릴 적 김밥 한 줄, 믹스 커피로 시작했던 아침이 이제는 에그 베네딕트와 이탈리안 커피로 바뀌었다.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, 매일 아침 나 자신에게 속삭이는 '수고했어 오늘도'라는 말이다. 이 작은 일상 속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행복을 찾으며 살아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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