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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억의 습작

버드나무집 갈비탕

by 매띠유 2023. 11. 16.

서초동 버드나무집 갈비탕

 

오늘 오후 예술의 전당 근처에 위치한 한 오래된 갈비집에서 오랜 지인들과 함께 점심을 나눴습니다. 이곳의 갈비탕은 그동안 맛본 것 중에서도 가격에 걸맞은 양과 맛으로 놀라웠습니다. 우리 일행은 일찍 도착해 다행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, 식사 후에는 이 갈비탕을 맛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.

이 갈비집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. 15년 전, 이 근처 오피스텔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었죠. 임신한 아내와 저녁 산책을 하며 이 갈비집을 지나칠 때마다, 항상 손님이 많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. 그때, 만삭의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들과 함께 다시 이곳을 찾자고 웃으며 약속했었습니다.

하지만,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, 15년이 흘러 이 장소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. 오늘, 지인의 초대로 이곳을 방문하면서 그 오랜 약속이 떠올랐습니다. 갈비탕을 한 입 물며, 그 식감과 향기 속에서 가족에게 했던 여러 약속들이 떠올랐습니다.

갈비탕 한 그릇에 담긴 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습니다. 그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었고, 잊고 지냈던 약속들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.

이제, 중학생이 된 아들의 기말고사가 끝나면, 함께 이 갈비집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. 이번에는 그 약속을 꼭 지키려고 합니다. 오래된 갈비집에서의 한 끼 식사가 저에게 깊은 반성과 감동을 주었습니다. 때로는 바쁜 삶 속에서도,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.

오늘 갈비탕 한 그릇에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. 그것은 가족과의 약속, 잊힌 추억, 그리고 미래를 향한 다짐이었습니다

버드나무집 갈비탕
갈비탕 실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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